
그동안 플랫폼을 만들면 정말 좋겠다고 생각했다. 처음에만 힘들게 플랫폼을 구축해두면 그 안에서 거래가 자동으로 일어나면서 나에게 수수료가 떨어지기 때문에 패시브 인컴(수동적 소득)을 얻을 수 있을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플랫폼이라는건 생각만큼 쉽지 않은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느꼈다. 이 책은 내가 그동안 플랫폼에 대해서 느꼈었던 생각들을 더 확고하게 해주는데 도움이 되었던 책이면서 내가 몰랐던 부분, 내가 놓쳤던 부분들을 확실하게 짚어주고 있는 책이다. 너무나도 감명깊게 읽은 책이라 여러편에 나눠서 독후감을 작성할 생각이다. 기록해두고 두고두고 읽어볼만한 아주 좋은 책을 발견해서 기분이 좋다.
책에 나온 구절을 인용하고 그것에 대한 나의 생각을 정리하는 방식으로 독후감을 작성했다.
“플랫폼의 시대는 끝났다. 신규 진입자의 진입장벽이 점점 높아지고 있으며 기존 진입자의 방해가 점점 거세지고 있다.”
“기반 플랫폼과 수익 플랫폼 두개를 동시에 운영하는 크로스 플랫폼의 형태가 유일한 답이다.”
- 블라인드 앱이 요새 이런 형태로 가고 있지 않나 싶다. 블라인드에는 셀프소개팅(셀소)문화가 있었는데 이것을 따로 앱으로 만들어서 블라인드 앱 내에서 노출시키고 있다. 블라인드라고하는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의 기반 플랫폼 위에 수익플랫폼(셀소)을 얹은 것 같다.
“비슷한 시기에 사업을 시작한 아마존과 이베가 50배의 시가총액 차이가 나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아마존은 크로스플랫폼 전략을 택했기 때문이다"
“아마존은 플랫폼을 당장의 수익 보다는 미래 수익을 위한 고객 기반 마련 수단으로 생각하여 성공했다"
“아마존은 포트폴리오 다각화 후에 글로벌화를 진행한 반면, 이베이는 글로벌화 부터 진행했다. 이것이 차이를 만들었다"
“아마존닷컴은 수익을 거의 포기한 기반 플랫폼인 반면, AWS가 아마존의 수익 70%를 차지하고 있는 수익 플랫폼이다.”
“당신이 플랫폼 기반의 비즈니스를 고민하고 있다면 나는 플랫폼(단일 플랫폼 한정)의 환상에 빠지지 말라고 경고하고 싶다.
“플랫폼 비즈니스가 취약한 이유는 다른 사업자들의 진입이 쉽기 때문이다. 과도한 경쟁에 쉽게 노출된다. 누군가 미친척하고 수수료를 무료로 제공하면 모두 다 같이 망한다. 그래서 우리가 아는 대부분의 플랫폼들이 적자인것이다.”
> 이커머스에 한정하면 맞는말인것 같기도한데, 또 크몽과 같은 재능기부 플랫폼은 또 해당되지 않는 것 같다. 또한, 진입장벽이 낮다는것도 기업끼리의 진입장벽을 얘기하는거라면 수긍하는바이다. 개인, 소규모 팀이 플랫폼을 만드는것은 여전히 진입장벽이 있다고 생각한다.
“플랫폼이 형성되는 원리는 이렇다.
오프라인에서의 고객 확보 비용을 온라인에 사용하면 훨씬 더 많은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 그렇게 이용자를 먼저 확보해놓는다.
그리고, 서비스 공급자를 모아야한다. 공급자들에게도 일정 기간 수수료면제, 무료 광고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공급자가 늘어나면 수요자가 늘어나고 수요자가 늘어나면 공급자가 또 늘어나는 네트워크 효과가 일어나면서 플랫폼이 점점 커진다.”
“플랫폼은 새롭게 형성된 시장의 초기 진입자에게 기회가 있다.
예를들면 2010년초쯤 안드로이드(플레이스토어)와 IOS(앱스토어) 출시,
2016년 숏폼 비디오 플랫폼 틱톡,
네이버, 아마존, 구글등 일류 기업들 모두 인터넷 초창기에 진입한 기업들이다. 경쟁자가 많이 없으면서 사람들이 새롭게 이런 저런 플랫폼을 적극적으로 사용해보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이미 3~4개의 플랫폼을 사용하고 있는 유저를 유입시키기 위해 후발주자는 훨씬 더 큰 비용을 지불해야 고객을 확보 할 수 있다.”
- 결국엔 경쟁자가 없는 초기 시장에서 플랫폼을 선점해야 가능성이 있는 것 같다.
“앞으로는 IOT기반 플랫폼에게 기회가 있을 것 이다. 냉장고에서 식료품을 주문하는것은 고객과 대형마트를 이어주는 플랫폼의 한 예시이다. IOT를 통한 온오프라인 연결에 기회가 있다.”
“컴퓨터나 스마트폰이 아닌 스마트 디바이스를 기반으로 디지털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기업들이 생기고 있다.”
용어정리
단면시장: 공급자가 일방적으로 수요자에게 서비스나, 제품을 판매하는 시장
양면시장: 공급자와 수요자에게 모두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장(플랫폼)
다면시장: 3종류 이상의 고객이 존재하는 시장
교차 네트워크 효과: 수요자가 많아질 수록 공급자가 많아지고 공급자가 많아질수록 수요자가 더 많아지는 선순환 효과
비대칭적 수수료 구조
“공급자 ← — →플랫폼 ← — → 고객
플랫폼은 보통 공급자에게 수수료를 부과하고 고객에게는 무료로 제공한다.
고객에게 수수료를 부과하는 플랫폼도 있지만 공급자보다 훨씬 적게 낸다.
그 말은, 플랫폼이 공급자에게 제공하는 가치가 더 크다는 말이다. 즉, 플랫폼은 고객보다 공급자에게 더 유용한것이다.”
“플랫폼에 관해 얘기하는 90%의 사람들이 사실 플랫폼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10%의 사람만이 플랫폼을 어떻게 구축할것인지에 대한 방법을 고민한다.”
“플랫폼은 다양한 수익창출의 기회가 있다. 양면시장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기본적인 플랫폼 수수료를 높이는데 너무 집착하지 않아도 된다. 기본 수수료를 낮추고 다른 방식으로 추가 수익을 내면 된다. 아마존이 판매 수수료는 낮추고 물류센터수수료를 높게 책정한것처럼.”
공급자, 수요자 누구부터 ?
보통 플랫폼을 구축할때는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수요자부터 모은다.
하지만, 그렇게 하기 애매한 경우 누구부터 모을것인지 고민해야한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공급자는 수요자가 필요하고, 수요자는 공급자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시장의 유형에 따라 결정해야 한다.
1. 가격민감도가 낮은 고객군부터 공략하라.
배달의 민족을 예로들어보자. 기존 음식점 사장님들은 이미 전단지, 쿠폰북등에 마케팅비용을 쓰고 있었다. 이 사람들에게 플랫폼 수수료는 그다지 크게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이런 경우 공급자부터 모아야한다.
콜택시 중개 플랫폼 카카오택시의 예를 보자. 기존 고객들은 이미 1000~2000원 정도의 수수료를 지불하고 있었다. 이런 경우 수요자부터 모아야한다. 초기에는 공급자가 수요자보다 적기 때문에 충분한 공급자가 모일때까지는 일정 기간 콜택시 수수료를 무료로 제공해야 한다.
가격 민감도가 낮은 고객군을 “지불측 고객"이라고 하고,
가격 민감도가 높은 고객군을 “보조측 고객"이라고 한다.
배민에서의 음식점 사장님, 카카오택시에서 고객들이 지불측 고객이다.
지불측 고객중에서도 지불 능력이 뛰어난 고객(헤비유저) 유치에 힘을 쏟아야 한다.
음식배달, 호출택시 처럼 온오프라인이 결합된 형태를 O2O서비스라고 한다.
O2O서비스는 전략 지역 고객을 확보한 후에 서비스 제공 지역을 확대해나가야한다. 당근마켓이 바로 이 전략을 사용했다. 판교마켓으로 시작한 당근마켓은 판교지역 고객을 모아 방문 밀도와 체류시간을 높인 다음, 다른 지역으로 확장하는 전략을 사용했다.
2. 공급자, 수요자 모두 가격 민감도가 높은 경우
이메일, 검색, 메신저등과 같은 초기 인터넷 서비스에 해당한다.
- 다시 말해서 사람들이 이메일을 작성하고, 검색엔진을 사용하고, 메신저를 사용하는데 돈을 지불할까? 그렇지 않다. 사람들은 이런 서비스들은 무조건 무료로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도 누군가의 엄청난 공수가 들어간 작품임에도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한다. 이렇게 공급자, 수요자 모두가 가격 민감도가 높으면 우선 무료로 제공 할 수 밖에 없다.
일정 기간동안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해서 수요자를 확보하고 부가서비스, 유료 상품을 통해 수익을 내야한다. 수요자 확보 후 공급자를 확보하는 전략이다. 이런 유형은 수익화까지의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얼마전 구글이 유튜브 프리미엄 가입자들에게 “구글 홈 미니"를 무료로 제공해줬다. 그때 나는 그냥 공짜로 주니까 좋아하기만 했는데 알고보니 구글의 플랫폼 전략이었던것이다. “플랫폼의 수요자를 확보하기 위해 스마트 디바이스를 무료로 제공한것"이었다.
3. 수요자와 공급자를 동시에 모아야 하는 경우
무신사(무지하게 많은 신발 사진, 프리챌 커뮤니티로 시작)가 대표적인 예다.
무신사는 처음에 신발이라고 하는 특정 분야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소수의 공급자와 수요자를 가지고 있었다. 이 경우에 공급자부터? 수요자부터?의 고민을 할 필요가 없었다. 이미 커뮤니티에서 공급자와 수요자가 동시에 존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특정 카테고리에 한정된 주제(신발) 이었기 때문에, 이것을 확대함으로써 플랫폼을 키워갔다.